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17일. - 푼 힐 - 고레빠니 - 치트레. 새벽 4시 30분. 일어나서 주섬주섬 털모자며 카메라 렌턴 등을 챙기고 있으니 창문 밖에서 '아저씨' 하하.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저씨라는 호칭이 어색하긴 하지만 얼른 내려가 일행 셋과 함께 깜깜한 새벽을 가르며 푼 힐을 오릅니다. 쏘롱 라 오를 때의 새벽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릅니다. 여기 푼 힐은 트레커들이 아주 많습니다. 렌턴을 안 가져가도 될 정도. 여전히 힘들게 푼 힐을 오르는데 한걸음 한걸음 오를 때마다 오늘 볼 일출에 대한 기대로 설렙니다. 푼 힐 도착. 벌써 많은 트레커들이 올라와 있습니다. 날씨가 상당히 추웠지만 견딜만 합니다. 밀크티 한잔으로 추워진 몸을 녹입니다. 한참을 기다려 멀그스무레하게 산 봉우리들이 ..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16일. - 치트레 - 고레빠니 - 푼 힐 - 고레빠니. 8시. 아침을 든든히 먹고 천천히 출발. 한참을 오르니 고레빠니. 1시간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 여기까지 오는 건데.. 하는 얍삽한 생각.. 어제는 치트레 좋다고 둥둥 떠다니더니 이젠.. 암튼 생각보다 너무 일찍 도착했습니다. 푼 힐을 오르는 길은 바로 보이는 앞인 것 같은데 만만치는 않군요. 생각보다는 힘들지만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 비하면 그렇게 많이 힘들지는 않습니다. 포터 비눗이랑 둘이서 올라가니 푼 힐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아무래도 다들 일출 때문에 아침에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다울라기리 연봉, 닐기리 N.S, 뚝체 피크, 안나푸르나 S, 안나푸르나 1.2.4, 마차푸차레, 람중 히말이 연..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15일. - 가라 - 시카 - 팔란테 - 치트레. 따또빠니에서 고레빠니 가는 길은 1,600m 고도 차이가 납니다. 다시 계속 오르막인데 하루 일정으로 가기는 좀 힘들고 중간인 시카에서 쉬면 이틀에 4시간 30분씩 오르막을 걷게 됩니다. 따또빠니에서 나와 30분쯤 걸으니 고레빠니와 베니 가는 길이 갈라집니다. 거의 대부분의 트레커들이 고레빠니로 향하네요. 올라도 올라도 끝없는 오르막.. 따또빠니에서 베니로 가는 내리막이 원래는 안나푸르나 라운딩의 마지막 날 코스입니다. 베니에 도착해서 하루 묵거나 아니면 도착 후 바로 포카라로 가는 버스를 타면 라운딩이 끝. 그러나 유명한 전망대인 푼 힐이 지척인데 그냥 갈 수 없어 힘들지만 고레빠니 가는 길을 택합니다. 포카라에서 출발해서 푼 ..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14일. - 룹세 차하라 - 다나 - 따또빠니. 아침을 먹고 출발하려 하니 프랑스 커플도 같이 출발합니다. 오늘 일정도 같네요. 하긴 지금까지의 일정도 거의 같았죠. 트레킹 처음 출발했던 사람들이 중간의 어느 마을에서 다시 만나고 다시 지나치고 어느 순간 다시 또 만납니다. 길이 많이 험해져서 내리막은 줄곧 내리막이고 오르막도 많습니다. 오늘은 출발부터 다시 반바지 반팔 차림.. 언제 겨울이었냐는 듯 길가엔 바나나 나무들도 보이고 나무들도 무성한 길입니다. 20일 사이에 아열대 온대 한대를 거쳐 다시 온대 아열대.. 지금은 다시 한여름. 룹세 차하라에서는 정말 크고 멋있는 폭포를 보았습니다. 어제 예정보다 많이 걸어서 오늘은 12시쯤에 따또빠니에 도착. 프랑스 커플과 함께 걸으며..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13일. - 뚝체 - 코방 - 라르중 - 코케따니 - 깔로빠니 - 레테 - 가사. 마르빠 마을을 빠져나와 걷습니다. 일찍 출발한 건지 아직은 트레커들이 보이지 않네요. 걸어가다 보니 멀리 뚝체 피크가 보이기 시작하고 이어 도착한 마을은 산 이름과 같은 뚝체. 길가의 한 식당에 앉아 레몬티를 마시는데 그제서야 트레커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뚝체도 마르빠처럼 마을의 집들이 아름답습니다. 이젠 마을들이 점점 가까이 있습니다. 풍경 또한 쏘롱 라를 오를 때와는 많이 다릅니다. 이쪽이 더 풍요로운 느낌이랄까.. 좀 더 여유 있어 보이네요. 넓은 논밭들도 많고 사과 과수원들도 많이 보이고 걸어 내려오는 내내 길도 편해 말 그대로 소풍 온 기분입니다. 코방에서는 거의 리조트 수준의 ..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12일. - 에클레바티 - 좀솜 - 시양 - 마르빠. 어제 까끄베니로 내려올 때 좀솜으로 가는 길과 갈라진 후 상당히 내려와서 오늘 혹시 다시 오르막일까 생각했는데 다행히 아래로 내려갑니다. 길은 계곡 옆으로 나 있습니다. 길은 언제부턴가 강바닥으로 내려가 끝없는 자갈밭을 걷습니다. 건기인지라 강물이 많지 않아 강물은 조금만 흐르고 우기 때 넓어진 강바닥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자갈밭이 끝도 없어 보이네요. 저만치 앞에 가는 트레커들은 점으로밖에 보이지 않고 황량한 길은 좀솜까지 이어집니다. 좀솜에서는 인터넷이 가능하다고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역시 안되네요. 현지 도착해서야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여기는 마을 마을마다 그다지 많은 교류가 없기 때문에 오직 트레..

Annapurna Circuit day 11 - 자콧 - 킹가 - 까끄베니. 겨울에서 다시 가을로 돌아온 걸까요. 묵티나트를 출발하니 그동안의 삭막한 풍경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노란 단풍들이 길 양쪽으로 늘어서 있는 모습이 마치 한국에서의 가을 산을 보는 것 같네요. 자콧을 지나니 풍경은 다시 황량한 사막 같은 모습으로 바뀝니다. 쏘롱 라를 오를 때의 깜깜한 새벽길에 견줄만한 특별한 느낌이네요. 먼지 풀풀 날리는 모래길을 계속 내려가다 동양인을 두 번째 만났습니다. 일본인 가족인데 남편은 걸어가고 부인은 말을 타고 내려갑니다. 아마도 반대쪽에서 올라오는 좀솜 트레킹 왔나 싶은 게 어제 묵티나트에서도 본 것 같네요. 반대쪽으로 올라오면 쏘롱 라를 넘어가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3,800m인 묵티나트에서 ..

Annapurna Circuit day 10. - 쏘롱라 - 차바부 - 묵티나트. 새벽 일찍 일어나 어제 미리 주문한 라면과 계란을 먹습니다. 트레커 모두들 들떠있지만 한편으로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해 보이네요. 5시에 출발할 계획이었으나 4시부터 많은 트레커들이 출발하기 시작합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새벽. 불어오는 바람이 매섭습니다. 렌턴 불빛을 따라 경사진 가파른 길을 천천히 오릅니다. 침도 삼키면 안 되고 기침도 해선 안됩니다. 숨 쉬기가 힘들어서 한번 흐트러지면 다시 바로잡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쉬지 않고 천천히 한발 한발 마치 슬로우비디오처럼.. 별들을 바라보며 희미하게 비춰지는 설산 바라보며 1시간 정도 줄기차게 걸어 오르니 조그마한 찻집이 하나 있습니다. 외로워 보이다 못해 슬퍼서 눈물 날 지..

Annapurna Circuit day 9. - 쏘롱페디 베이스캠프 - 하이캠프. 오늘은 쏘롱페디 베이스캠프를 거쳐 하이캠프까지 갑니다. 여전히 이른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가 상당히 춥네요. 길은 강바닥까지 내려갔다가 조그만 나무다리를 건너 다시 기슭을 따라 올라갑니다. 보기만 해도 많이 위험해 보입니다. 멀리 능선에는 야크들.. 덩치는 크지만 생긴 모습은 귀엽습니다. 쏘롱페디 베이스캠프. 숙소도 깨끗하고 정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포터는 여기서 머무르자고 하는데 일단 여기에서 머무르면 내일 많이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하이캠프까지 가면 하루에 무리하게 많은 고도를 오르기 때문에 고산증이 생길 가능성이 많아 오늘 밤이 힘들 것입니다. 고민이 되었지만 오늘 하이캠프까지 올라가기로 합니다. 베이스캠프까지..

Annapurna Circuit day 8. - 텐기 - 군상 - 야크 카르카 - 레따르. 다른 트레커들 말로는 오늘은 그다지 힘들지 않다고 하는데.. 텐기까지 30분 정도 오릅니다. 마을에서 바라보는 마르샹디 강은 저 멀리 아래에 있습니다. 그리고 듬성듬성 자라 있는 풀을 뜯고 있는 말들과 야크들도 많이 보입니다. 이제는 나무들도 없고 다만 덤불 같은 풀들이 듬성듬성 있을 뿐이네요. 그리고 군상. 한 롯지에 올라서서 바라보는 설산은 정말 웅장합니다. 밀크 티를 마시며 지나온 길을 내려다보니 일망무제라는 말이 이럴 때 쓰는 말인 거지요. 안나푸르나와 강가푸르나 출루 이스트와 출루 웨스트 그리고 군당의 웅장하다 못해 위협적인 모습. 군당 바로 왼쪽이 우리가 넘어갈 쏘롱라 고개입니다. 3일 전에 먹은 사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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