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7일. 마낭. 오늘은 푹 자려했으나 여지없이 6시도 안돼서 일어났습니다. 프라켄 곰빠를 올라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안 가보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 올라가기로 합니다. 초반에는 너른 밭들 사이를 걷는 쉬운 길이었는데 갑자기 엄청난 경사가 됩니다. 길이 너무 힘드네요. 힘든 것도 힘든 거지만 길 또한 아주 위험한 게, 겨우 겨우 한발 한발 디뎌가며 오르니 2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다 올라온 후의 여유인지 올라오길 잘했습니다. 라마 데쉬 스님의 거처는 거의 동굴 수준입니다. 나이 든 서양 할아버지 한분이 앉아계시네요. 사진을 부탁하여 서로 각자의 카메라로 사진을 차례로 찍어주었습니다. 스님이 직접 부어주는 물을 손에 받아 마셨습니다. 그리고 무사히 쏘롱라 고개를 넘기를 기원하는 말씀도..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6일. - 홍데 - 뭉지 - 브라가 - 마낭. 드디어 오늘 마낭입니다. 피상도 아름다운데 마낭 또한 아름답습니다. 길은 이제 급경사보다는 평지에 가까운 걷기 좋은 길입니다. 홍데까지 오르막을 오르다가 그다음부터는 거의 평지.. 풍경이 갈수록 삭막해지는게 정말 높이 올라왔다는 느낌이 듭니다. 안나푸르나와 강가푸르나가 옆에서 같이 걷는 느낌.. 홍데에서 차를 한잔 마시고 작은 비행장 잠깐 구경하다가 다시 천천히 걷습니다. 아직 고산증은 없는데 포터가 먼저 힘들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도 있나 싶지만 어찌할까요? 물릴 수도 없는 일이고.. 이번이 라운딩 경력 네 번째라는데.. 사실 다른 포터의 짐에 비하면 제가 맡긴 짐은 장난입니다. 덩치도 다른 포터는 외소한데 몸도 건장하면서 머리가 ..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5일. - 텔레쿠 - 브라땅 - 두쿠레 포카리 - 피상. 드디어 고도 3,000m를 넘어섭니다. 안나푸르나 2, 강가푸르나가 엄청나게 가까워져 있습니다. 올라가면서 감탄에 감탄을 하게 되는데.. 마을 입구마다 초르텐과 마니차가 있고, 모두들 마니차를 돌리면서 지나갑니다. 말들과 짐꾼들은 쉴 새 없이 올라가고 내려갑니다. 현지인이건 트레커 건 만나면 모두 다 웃으면서 나마스떼.. 그저 평화롭기만 한 작은 마을 브라땅에서 차 한잔 마시고 마을을 벗어나니 다시 숲길입니다. 이제 길은 평지에 가깝네요. 그러다 갑자기 오른쪽에 거대한 바위산이 나타납니다. 파군다 단다 바위면(Pagunda Danda Rock Face)이라고 하는데 강바닥에서 높이가 1,500m 이상 되는 엄청난 바위가 놓..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4일. - 바가르찹 - 다나꾸 - 라떼마랑 - 탄촉 - 고토 - 차메 오전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한 시간 정도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더니 3시간 동안 계속 오르막이네요. 바가르찹을 지나면서는 위령비를 보았습니다. 몇 해 전에 산사태가 이 마을을 덮쳤다고 하는데 그때 희생되었던 마을 주민들과 트레커들을 위한 비라고 합니다. 산이 높으니 그저 여행자들에게는 웅장하고 아름답게만 보이겠지만 그 안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여행자들은 알 수 없는 또 다른 삶과 나름의 아픔이 존재할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슬슬 피곤이 쌓이는 것 같기도 한데 그나마 스틱이 많이 도움이 됩니다. 체력의 한계를 절실히 느끼면서 점심을 먹으러 들어간 곳은 탄촉이라는 마을.. 사과나무들이 많이 보입니다. 사과가 크지는..

안나푸르나 트레킹 3일. - 사타레 - 딸 - 까르떼 - 다라빠니. 딸이라는 마을이 아름답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딸을 지납니다. 한참을 올라가니 딸 들어가는 입구인 딸 베시에 도착합니다. 힘이 들기도 하고 숨도 돌릴 겸 찻집에서 차 한잔 마시고 꼬마 안고 놀다가 다시 힘을 내서 15분 정도 오릅니다. 정상에 오르니 툭 터진 곳에 듣던 대로 아름다운 마을 딸의 풍경이 펼쳐지네요. 마을 옆에는 강이 흐르고 한쪽에는 폭포가 있는 계곡 사이의 조용한 마을. 지금까지는 람중 지역이었는데 이제 여기서부터는 본격적인 티베트 마을들인 마낭 지역입니다. 딸에 도착해서 체크 포스트에서 확인 도장을 받고 점심은 일러 찻집에 앉아 차 한잔 마십니다. 떠나기가 많이 아쉬워서 딸 마을을 지나 10분 정도 되는 곳에서..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2일. - 샹제 - 자갓 - 참제. 일어나서 씻고 아침을 먹고 7시 20분에 출발. 샹제 마을까지는 길이 편한 내리막이어서 그다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큰 출렁다리를 건너니 샹제입니다. 지금까지는 마르샹디 강 오른쪽을 걸었는데 이제는 강 왼쪽을 걷습니다. 뒤로는 깎아지른 절벽이 있고, 좁고 깊은 협곡이 나타나기 시작하니 드디어 장엄한 히말라야에 들어온 느낌이 드네요. 일정이 여유있으니 천천히 구경하면서 쉬엄쉬엄 오릅니다. 길은 자꾸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해 힘듭니다. 길 옆에서는 어린애들이 나무를 깎아 지팡이를 만들어 팔고 있네요. 가지고 온 스틱이 많이 도움이 됩니다. 한 곳에서는 폭우로 인해 다리가 끊겨 신발까지 벗고 지나야 했네요. 물살이 보기와는 다르게 세서 휩쓸..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1일. 베시 사하르 - 쿠디 - 불레불레 - 나디 - 바훈단다 - 까니가온. 이제 오늘부터 본격적인 트레킹 시작입니다. 아름답습니다. 상투적이지만 그렇게밖에 달리 표현할 수밖에 없음이 안타까울 뿐이네요. 경치도 경치지만 길 또한 너무 아름다워 아 이런 게 바로 트레킹이란 것이구나.. 산과 밭과 그 아래로 흐르는 강들.. 그리고 조그마한 점으로 박혀있는 듯 조용히 서 있는 집들.. 그곳에 사는 사람들.. 아침 일찍 출발하니 어제 다들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많은 서양 트레커들이 둘씩 셋씩 작은 그룹을 이뤄 걷고 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네팔인들이 걸었을 오솔길을 지나고 구름다리를 건너고 개울을 지납니다. 작은 마을 쿠디의 찻집에서 잠깐 쉬면서 밀크티를 한 잔 마시고 나오니 이슬비가 ..

카트만두 - 무글링 - 둠레 - 베시 사하르 카트만두 뉴 버스 파크에서 베시 사하르로 가는 로컬 버스를 탑니다. 버스 파크까지 가는 길도 시내버스를 탔는데, 시내버스 안에서도 군인들이 검문을 하네요. 버스 스탠드 도착 시간 아침 6시 50분. 티켓은 어제 오후에 와서 미리 예약했습니다. 뉴 버스 파크라고는 하지만 뿌라노 버스 파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입니다. 여기 뉴 버스 파크는 장거리 버스 전용. 길을 떠나는 사람들과 배웅하는 사람들, 물건 파는 상인들로 터미널은 정신이 없습니다. 터미널인지 시장인지.. 아침을 먹지 못한 많은 바쁜 사람들은 길거리 노점의 빵과 이름을 알 수 없는 여러 것들 그리고 밀크티를 마십니다. 네팔 도착하자마자 한바탕 치른 배앓이로 인해 아직은 길거리에서 파는 빵들을 먹을 자..

9월 22일. 카트만두 시내에 있는 뿌라노 버스 파크 옆의 박타푸르 버스 스탠드에서 박타푸르 가는 버스를 탑니다. 뿌라노는 ‘오래된’이라는 뜻이고 대부분의 시내버스와 근거리 버스는 여기에서 출발합니다. 정신없이 많은 사람들과 아무렇게나 주차되어 있는 오래된 버스들. 길가의 많은 노점상들. 젊은 차장들은 저마다 큰 소리로 행선지를 외치며 손님들을 부르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꼬마에게서 해태 껌을 샀습니다. 다섯 개 들이 하나가 5루피. 포장지의 선명한 한글이 잠깐 저를 즐겁게 합니다. 씹으신 후 포장지에 싸서 휴지통에 버려주세요. 박타푸르까지의 차비가 겨우 10루피인데도 1시간이 넘게 걸리는 먼 길 입니다. 열네다섯 되어 보이는 어린 소년이 차장인데, 작은 손에 각각 세로로 길게 접은 한 뭉치의 돈을 쥐고서..

카트만두. 9월 19일. 일어났습니다. 일어나자마자 처음 눈에 들어온 풍경은 창문의 알록달록 꽃무늬 커튼. 낯선 곳에서의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나와서 도시의 한쪽으로 멀리 보이는 스와얌부나트를 따라 무작정 걸었습니다. 올라가서 본 그곳은 아름다웠습니다. 네팔의 상징인 붓다 아이가 그려진 스투파와 바람에 펄럭이는 수많은 룽타들. 티베트 절 안의 스님들의 불경 소리. 그리고 한쪽 힌두 사원에서는 환자인 듯한 힌두교 신자들이 사제들의 도움을 받아 신에게 기도드리고 있습니다. 작은 박물관도 있고 전망대에서는 카트만두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네팔에 티베트인들이 정착해 살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많이 살고 있는지는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파슈파티나트, 보더나트는 자전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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