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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2003.10.11 안나푸르나 라운딩 12일

Soul Kitchen 2020. 10. 30. 16:54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12일.
- 에클레바티 - 좀솜 - 시양 - 마르빠.

어제 까끄베니로 내려올 때 좀솜으로 가는 길과 갈라진 후 상당히 내려와서 오늘 혹시 다시 오르막일까 생각했는데 다행히 아래로 내려갑니다. 길은 계곡 옆으로 나 있습니다. 길은 언제부턴가 강바닥으로 내려가 끝없는 자갈밭을 걷습니다. 건기인지라 강물이 많지 않아 강물은 조금만 흐르고 우기 때 넓어진 강바닥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칼리 간다기 강.
길은 황량하고 강은 말라 있다.

자갈밭이 끝도 없어 보이네요. 저만치 앞에 가는 트레커들은 점으로밖에 보이지 않고 황량한 길은 좀솜까지 이어집니다. 좀솜에서는 인터넷이 가능하다고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역시 안되네요. 현지 도착해서야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여기는 마을 마을마다 그다지 많은 교류가 없기 때문에 오직 트레커들과 짐꾼들만이 마을과 마을 사이를 이어주는 끈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좀솜 비행장이 보입니다. 여기 비행장은 오전 10시면 영업 종료라고 하네요. 그 이후부터는 바람이 아주 강하게 불기 때문에 비행기가 비행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직 운항시간인지라 소형 비행기들이 포카라를 향해 아슬아슬하지만 산과 산 사이의 계곡을 마치 곡예하듯 부드럽게 날아올라 갑니다.

좀솜 비행장.

까끄베니에 머물렀으니 좀솜에선 머물지 않고 바로 마르빠로 향합니다. 걷기조차 힘들 정도로 바람이 심하게 부네요. 모자 단단히 조여 매고 천천히.. 내려가는 이쪽 길은 쏘롱 라 올라오는 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평지가 많아 보입니다. 앞으로의 길이 어떤 모습일지는 아직 모르지만 이젠 길 주위엔 밭도 많이 보이고 사과 과수원도 많이 보입니다.

마르빠 도착하자마자 샤워하고 옥상에 올라가서 마을을 바라보니 다른 마을과는 많이 다르네요. 집들은 벽돌로 지어졌고 흰색 페인트를 칠해서 건물과 오밀조밀한 골목길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집집마다 나무 장작을 지붕 위에 가지런히 올려놨는데.. 햇빛에 비치는 모습이란.. 

물가는 다시 싸집니다. 꽤 깨끗하고 좋은 롯지인데 하루 방값이 50루피. 우리 돈으로 1000원도 안되는군요.

마르빠 집들의 옥상 모습.

머무는 마을마다 곰빠가 있으면 꼭 찾아갔는데 여기 마르빠의 절은 절과 학교를 겸하고 있습니다. 네팔은 토요일이 공휴일. 그래서인지 자유시간인 듯 아이들이 한데 모여 TV를 보고 있습니다. 얼떨결에 차 얻어 마시며 뭔 소린지 모르는 네팔 영화를 또 보게 되네요. 함께 사진도 찍고 간식도 함께 먹으면서 한동안 함께 어울렸습니다.

마르빠 마을 전경.

까끄베니에서 함께 묵었던 프랑스인들도 오늘 마르빠까지 간다고 했는데 보이지 않네요. 아마도 다른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는가 봅니다.

저녁이 되자 여전히 마을은 깜깜해지고 트레커들은 숙소로 돌아갑니다. 숙소 식당에서는 또 즐거운 술자리가 마련될 테고 몇몇은 카드놀이에 또 다른 이들은 독서에 음악에 각자의 시간들을 즐기겠죠. 그리고 내일은 또 다른 길이 이어질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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