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런의 집에서 찍었던 사진을 현상했습니다. 카메라 상태가 썩 좋지 않네요. 더 이상 카메라를 기대한다는 건 무리일 것 같습니다. 푸런이 사진을 보더니 많이 좋아합니다. 산토스 남매의 사진이 잘 나왔네요. 하지만 가족사진은 빛이 좀 많아 잘 나오지 못했습니다. 돈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트레킹 출발할 때 혹시 마오이스트라도 만날까 해서.. 그리고 초보 여행자의 이런 저런 걱정에 가져온 돈의 일부를 카트만두 짱의 누님에게 맡기고 트레킹 경비와 얼마간의 여유의 돈만을 들고 왔었습니다. 그런데 푸런의 집에 갔다 오는 바람에 생각보다 많은 돈을 써버렸네요. 얼른 카트만두 가는 표를 예매하고 체크아웃하니 손에는 80루피 뿐입니다. 카트만두 가는 동안의 점심 값. 그리고 아주 조금의 돈. 많이 아쉽습니다. 아직은 ..
여기 새벽 공기는 정말 상쾌합니다. 산과 산들 사이로 깔리는 운무는 마치 호수 같아 나룻배라도 저어야 할 기분이네요. 화장실이 없습니다. 다른 집들도 다 그런지 푸런집만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그냥 집에서 나와 가까운 숲으로 들어가 거기서 일을 봅니다. 자연 그대로네요. 저야 가져온 휴지가 있어서 그걸 사용하지만 여기 사람들은 물과 손을 이용합니다. 생각해보면 휴지야 쓰레기가 되니 이 방법이 더 나을 듯싶기도 합니다. 씻고 아침을 먹습니다. 오늘 드디어 떠나는 날인데 기분이 참 묘하네요. 그동안 순간 순간 느꼈던 표현 못할 바로 그 느낌입니다. 동네 아이들은 여전히 아침부터 모여들었고 푸런 어머님은 많이 서운해하십니다. 하루하루가 그저 꿈만 같네요. 짐 싸고 있는데 갑자기 돼지 우는 소리에 나가보니 ..
아침에 일어나니 푸런과 동생은 그제서야 돌아옵니다. 밤새 춤추며 놀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고 하네요. 오전에 한가로이 애들과 함께 마을을 구경했습니다. 정말 평화로운 마을입니다. 집 바로 옆에는 오렌지 나무가 있고 앞으로는 넓은 논과 밭들 그리고 마나슬루 설산. 그러다가 잠깐 마오이스트들의 마을 방문으로 인해 창고에 숨어있었습니다. 약 2시간 동안 밖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른 채 꼼짝없이 갇혀 있었네요. 별 생각이 다 나더군요. 참 별 짓을 다합니다. 점심 먹고 다시 푸런의 집으로 향하는데 조카인 산토스의 얼굴이 자꾸 머릿속을 떠나지 않네요. 집에 도착하니 마치 고향에 돌아온 기분입니다. 하루만에 정들었나 봅니다. 저녁에 댄스파티 하는데 이번에는 같이 갔습니다. 온 동네 사람들..
아침에 일어나니 온 마을 아이들이 마당에 집합해 있습니다. 이유는 오직 저를 보기 위함인 것 같네요. 움직임 하나하나가 다 신기한지 시선을 떼지 않습니다. 다들 제가 가지고 온 물건을 한번씩 만져보고.. 다친 곳 약 발라달라고 하고.. 두통약 달라고 하고.. 밥 먹는 것도 신기한지 계속 쳐다보고 있습니다. 아예 집에 돌아갈 생각을 않는군요. 애들 사진을 한장씩 찍어주니 무척 좋아합니다. 어차피 현지 친구들 보러 여기까지 온 저나 마을에 온 이방인 구경(?)하러 모인 아이들이나 마음은 매한가지겠죠. 오전에 디카를 위한 의식이 준비됩니다. 디지털카메라가 아닙니다. 네팔에서는 디왈리 명절에 여자 형제들이 남자 형제들에게 이마에 디카를 찍어줍니다. 푸런의 여동생 둘이 아침부터 디카를 만드느라 정신이 없네요. 붉..
막연히 바랬던 현지인 마을에서의 생활을 위해 출발합니다. 그저 처음 생각은 며칠 편히 쉬다가 오면 좋겠다는 단순한 마음으로 출발했는데 알고 보니 엄청난 두메산골이네요. 저와 푸런, 그리고 푸런과 같은 마을 출신의 친구들 둘과 함께 포카라의 중앙 버스 스탠드로 갔습니다. 푸런이 가족에게 가져다 줄 생필품을 사는 동안 저도 조그만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다섯 시간을 가니 고르카 지역. 여기서 다시 산길을 걸어서 다섯 시간을 가야 합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다들 많이 반가워합니다. 우리나라의 추석 분위기네요. 트레킹 루트도 아닌 현지인들만의 길이라 많이 힘들지만.. 겨우겨우 따라가니 한참 어두워진 후에야 푸런의 집에 도착했습니다. 집들은 띄엄띄엄 있어서 마치 집들을 산 위에 뿌려놓은 듯 합니다. 정..
가까운 레이크사이드의 한 전파상에서 카메라를 고칠 수 있다고 하니 일단 맡깁니다. 700루피.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트레킹 때 찍었던 사진을 현상 인화했습니다. 저녁엔 오늘도 꼬치구이집에서 세쿠아와 콜라 섞은 락시 한잔. 속소에 돌아와보니 주인아저씨가 한국인 여성 여행자 한 명이 체크인했다고 하네요. 혼자 안나푸르나 라운딩 한다고 하는데 자료가 하나도 없답니다. 한국에서 준비해 왔던 제가 가지고 있던 라운딩 자료는 이제 필요치 않아 그 자료를 주니 고맙다고 합니다. 그리고 맥주를 함께 마셨는데 한병 더 한병 더 하다가 여섯 병이나.. 다음날 오전에 카메라를 찾았습니다. 사진이 잘 찍힐지 걱정되긴 하지만 일단 찍어보기로 합니다. 티베트 난민촌까지 걸어갔습니다. 생각했던 것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네요. 난민..
트레킹을 끝내고 나니 다시 일상입니다. 포카라는 네팔의 제2의 도시로 마차푸차레와 안나푸르나 연봉들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네팔의 주요 트레킹 지역으로는 에베레스트 지역, 랑탕 헬람부 지역, 그리고 안나푸르나 지역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가장 대표적이고 많이 알려진 곳이 이곳 안나푸르나 지역입니다. 트레킹을 위한 여러 제반 시설들도 잘 되어있고 무엇보다도 포카라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네요. 시내 어디에서나 설산들이 아주 가까이 보입니다. 그리고 페와 호수에 비친 설산들을 보면 포카라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카메라를 고쳐볼 요량으로 자전거를 타고 포카라 시내인 마헨드라 풀을 돌아다녔습니다. 카메라 수리하는 곳이 딱 한 군데 있다..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20일. - 페디 - 포카라. 오전 내내 마을 구경. 포카라와 가까운 마을이라 여기까지는 차들도 왕래합니다. 길은 넓고 집들은 띄엄띄엄 멀리 있고 마을도 아름답고 바라보이는 설산도 아름답습니다. 갑자기 카메라가 고장 났습니다. 좀 더 버텨줬다면 마차푸차레를 가까이서 찍을 수 있었을 텐데.. 오늘 걸어 갈 거리가 짧기 때문에 오전에 쉬면서 점심 먹고 내려가기로 합니다. 마을을 한바퀴 구경하는데 조그마한 학교에서는 길 가에 천막을 설치해 놓고 기부금을 받네요. 학생들은 쉬는시간인데 모두들 밖으로 나와 아이스크림을 사 먹습니다. 점심을 먹고 이제 슬슬 내려갈 준비 하는데 롯지 아주머니가 서운하신지 기념사진을 찍어달랍니다. 카메라 고장 나서 사진 못 찍는데.. 인사로 대신하고 페디로 향..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19일. - 란드룩 - 톨카 - 비촉 - 포타나 - 담푸스. 오늘 간드룩에서 비레탄티를 지나 포카라로 가는 마지막이라 생각했었는데 담푸스에서 하루 더 묵어가기로 합니다. 그래서 트레킹만 20일을 채우게 되네요. 간드룩과 란드룩은 이름처럼 마주보고 있는 산과 산의 윗부분에 있습니다. 그래서 두 마을은 서로 마주 보고 있습니다. 거리상으로는 가까운데 계곡 아래까지 내려갔다가 강을 건너 다시 돌계단을 올라야 합니다. 내려가는 길이 많이 힘드네요. 끝도 없는 돌 계단을 내려가려니 무릎도 많이 아프고 도저히 속도를 낼 수가 없습니다. 오늘 갈 길도 상당히 멀기 때문에 혹 무릎에 이상이라도 생기면 트레킹 막바지에 고생할 것 같아서 천천히 내려갑니다. 다 내려와서 찻집에서 차 한잔을 마시고 ..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18일. - 데오랄리 - 따다빠니 - 간드룩. 치트레에서 데오랄리까지 세시간 정도 정글 같은 길을 계속 오릅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길.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다가 다시 끝없는 내리막. 길을 잘 못 들었나 생각이 들 정도로 심한 정글입니다. 나무들로 빽빽한 길을 끝없이 걷다 보니 머리까지 정신없네요. 일본인 부부와 계속 함께 걷는데 뒤에서 아저씨가 '미스터 리'.. 자꾸 저를 부르는 것 같습니다. 저의 성이 이 씨인지는 어제 말을 하지 않은 것 같은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아저씨가 제게 한 말은 '비스터리' 였습니다. 네팔 말로 천천히 천천히.. 즐거운 부부. 점심 먹으면서도 아저씨는 또 맥주 타령입니다. 그들은 오늘 촘롱까지 가기로 했는데 길이 생각보다 힘들어 촘롱까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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