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인도에서의 6개월이 속절없이 지나가버렸네요. 바라나시에서 쭉 지내다가 델리에 잠깐 들렀다가 고락푸르를 들러 인도와 네팔의 국경을 넘고 룸비니에서 하루 지내고 지금 여기는 포카라입니다. 이곳 온지도 벌써 10일이나 되었네요. 하루하루 샨티 샨티 한 날들의 연속입니다. 어찌나 샨티 한지요. 아침에 일어나 동네 마실도 다니고 포카라 시내를 벗어나 시골 마을들도 천천히 돌아다닙니다. 일명 바람의 언덕이라고 제가 이름 붙인 나즈막한 곳에 올라가면 기분이 너무 좋아집니다. 요즘 날씨도 아주 좋네요. 조만간에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떠날 예정입니다. 이번엔 일주일 정도의 루트를 직접 만들어서 쉬면서 천천히 할 생각이에요. 시간은 잘도 가는군요. 특별한 것 없는 일상인지라 여기까지만.. 잘 지내세요.

결국 두 번째 안나푸르나 라운딩 Annapurna circuit. 네팔짱에서 급조되었습니다. 저를 제외하고는 모두 처음인 라운딩 트레킹입니다. 남 둘 여 넷. 6인조. 그리고 네팔인 가이드 남걀과 포터 세 명.. 카트만두. 베시 사하르. 바훈단다. 참제. 바가르찹. 차메. 피상. 마낭. 야크 카르카. 하이캠프. 쏘롱 라. 묵티나트. 마르파. 따또빠니. 베니. 포카라. 15일 일정. 작년 9월과 같은 길인데 때와 날씨가 다르니 풍경도 다릅니다. 어떤 곳들은 전혀 기억하지 못 할 정도입니다. 1월 포카라에서의 ABC 트레킹 때와 다르게 방한에 특히 준비를 많이 해서 추위는 견딜만했습니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무사히 하산. 한국 가는 로얄 네팔 항공 날짜를 최종 확정합니다. CLAUDE DEBUSSY: ..

6박 7일 ABC 트레킹. 청미. 광일과 함께.. 나야풀. 간드룩. 촘롱. 시누와. 히말라야 롯지. 데오랄리. MBC. ABC. 도반. 지누. 나야풀. 포카라. 댐 사이드. 9월 10월의 안나푸르나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습니다. 추워도 너무 추웠습니다. 한겨울의 4,130m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 간드룩, 뱀부, 도반, 시우와의 천진난만한 아이들. 히말라야 롯지 추운 방 안에 누워서 이문세의 사랑이 지나가면..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 롯지에서 구룽 친구와 시간. 따뜻했던 부엌과 식당. 무릎까지 쌓인 눈을 해치며 ABC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를 향해 길도 없는 눈 위를 걸었던 순간들. ABC에서의 절대 고요. 내려오는 길 지누에서의 저녁 노천 온천. 포카라 도착해서 바로 직행했던 꿈에 그리던 에베레스트 ..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13일. - 뚝체 - 코방 - 라르중 - 코케따니 - 깔로빠니 - 레테 - 가사. 마르빠 마을을 빠져나와 걷습니다. 일찍 출발한 건지 아직은 트레커들이 보이지 않네요. 걸어가다 보니 멀리 뚝체 피크가 보이기 시작하고 이어 도착한 마을은 산 이름과 같은 뚝체. 길가의 한 식당에 앉아 레몬티를 마시는데 그제서야 트레커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뚝체도 마르빠처럼 마을의 집들이 아름답습니다. 이젠 마을들이 점점 가까이 있습니다. 풍경 또한 쏘롱 라를 오를 때와는 많이 다릅니다. 이쪽이 더 풍요로운 느낌이랄까.. 좀 더 여유 있어 보이네요. 넓은 논밭들도 많고 사과 과수원들도 많이 보이고 걸어 내려오는 내내 길도 편해 말 그대로 소풍 온 기분입니다. 코방에서는 거의 리조트 수준의 ..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12일. - 에클레바티 - 좀솜 - 시양 - 마르빠. 어제 까끄베니로 내려올 때 좀솜으로 가는 길과 갈라진 후 상당히 내려와서 오늘 혹시 다시 오르막일까 생각했는데 다행히 아래로 내려갑니다. 길은 계곡 옆으로 나 있습니다. 길은 언제부턴가 강바닥으로 내려가 끝없는 자갈밭을 걷습니다. 건기인지라 강물이 많지 않아 강물은 조금만 흐르고 우기 때 넓어진 강바닥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자갈밭이 끝도 없어 보이네요. 저만치 앞에 가는 트레커들은 점으로밖에 보이지 않고 황량한 길은 좀솜까지 이어집니다. 좀솜에서는 인터넷이 가능하다고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역시 안되네요. 현지 도착해서야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여기는 마을 마을마다 그다지 많은 교류가 없기 때문에 오직 트레..

Annapurna Circuit day 11 - 자콧 - 킹가 - 까끄베니. 겨울에서 다시 가을로 돌아온 걸까요. 묵티나트를 출발하니 그동안의 삭막한 풍경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노란 단풍들이 길 양쪽으로 늘어서 있는 모습이 마치 한국에서의 가을 산을 보는 것 같네요. 자콧을 지나니 풍경은 다시 황량한 사막 같은 모습으로 바뀝니다. 쏘롱 라를 오를 때의 깜깜한 새벽길에 견줄만한 특별한 느낌이네요. 먼지 풀풀 날리는 모래길을 계속 내려가다 동양인을 두 번째 만났습니다. 일본인 가족인데 남편은 걸어가고 부인은 말을 타고 내려갑니다. 아마도 반대쪽에서 올라오는 좀솜 트레킹 왔나 싶은 게 어제 묵티나트에서도 본 것 같네요. 반대쪽으로 올라오면 쏘롱 라를 넘어가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3,800m인 묵티나트에서 ..

Annapurna Circuit day 10. - 쏘롱라 - 차바부 - 묵티나트. 새벽 일찍 일어나 어제 미리 주문한 라면과 계란을 먹습니다. 트레커 모두들 들떠있지만 한편으로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해 보이네요. 5시에 출발할 계획이었으나 4시부터 많은 트레커들이 출발하기 시작합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새벽. 불어오는 바람이 매섭습니다. 렌턴 불빛을 따라 경사진 가파른 길을 천천히 오릅니다. 침도 삼키면 안 되고 기침도 해선 안됩니다. 숨 쉬기가 힘들어서 한번 흐트러지면 다시 바로잡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쉬지 않고 천천히 한발 한발 마치 슬로우비디오처럼.. 별들을 바라보며 희미하게 비춰지는 설산 바라보며 1시간 정도 줄기차게 걸어 오르니 조그마한 찻집이 하나 있습니다. 외로워 보이다 못해 슬퍼서 눈물 날 지..

Annapurna Circuit day 9. - 쏘롱페디 베이스캠프 - 하이캠프. 오늘은 쏘롱페디 베이스캠프를 거쳐 하이캠프까지 갑니다. 여전히 이른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가 상당히 춥네요. 길은 강바닥까지 내려갔다가 조그만 나무다리를 건너 다시 기슭을 따라 올라갑니다. 보기만 해도 많이 위험해 보입니다. 멀리 능선에는 야크들.. 덩치는 크지만 생긴 모습은 귀엽습니다. 쏘롱페디 베이스캠프. 숙소도 깨끗하고 정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포터는 여기서 머무르자고 하는데 일단 여기에서 머무르면 내일 많이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하이캠프까지 가면 하루에 무리하게 많은 고도를 오르기 때문에 고산증이 생길 가능성이 많아 오늘 밤이 힘들 것입니다. 고민이 되었지만 오늘 하이캠프까지 올라가기로 합니다. 베이스캠프까지..

Annapurna Circuit day 8. - 텐기 - 군상 - 야크 카르카 - 레따르. 다른 트레커들 말로는 오늘은 그다지 힘들지 않다고 하는데.. 텐기까지 30분 정도 오릅니다. 마을에서 바라보는 마르샹디 강은 저 멀리 아래에 있습니다. 그리고 듬성듬성 자라 있는 풀을 뜯고 있는 말들과 야크들도 많이 보입니다. 이제는 나무들도 없고 다만 덤불 같은 풀들이 듬성듬성 있을 뿐이네요. 그리고 군상. 한 롯지에 올라서서 바라보는 설산은 정말 웅장합니다. 밀크 티를 마시며 지나온 길을 내려다보니 일망무제라는 말이 이럴 때 쓰는 말인 거지요. 안나푸르나와 강가푸르나 출루 이스트와 출루 웨스트 그리고 군당의 웅장하다 못해 위협적인 모습. 군당 바로 왼쪽이 우리가 넘어갈 쏘롱라 고개입니다. 3일 전에 먹은 사과가..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7일. 마낭. 오늘은 푹 자려했으나 여지없이 6시도 안돼서 일어났습니다. 프라켄 곰빠를 올라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안 가보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 올라가기로 합니다. 초반에는 너른 밭들 사이를 걷는 쉬운 길이었는데 갑자기 엄청난 경사가 됩니다. 길이 너무 힘드네요. 힘든 것도 힘든 거지만 길 또한 아주 위험한 게, 겨우 겨우 한발 한발 디뎌가며 오르니 2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다 올라온 후의 여유인지 올라오길 잘했습니다. 라마 데쉬 스님의 거처는 거의 동굴 수준입니다. 나이 든 서양 할아버지 한분이 앉아계시네요. 사진을 부탁하여 서로 각자의 카메라로 사진을 차례로 찍어주었습니다. 스님이 직접 부어주는 물을 손에 받아 마셨습니다. 그리고 무사히 쏘롱라 고개를 넘기를 기원하는 말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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