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19일. - 란드룩 - 톨카 - 비촉 - 포타나 - 담푸스. 오늘 간드룩에서 비레탄티를 지나 포카라로 가는 마지막이라 생각했었는데 담푸스에서 하루 더 묵어가기로 합니다. 그래서 트레킹만 20일을 채우게 되네요. 간드룩과 란드룩은 이름처럼 마주보고 있는 산과 산의 윗부분에 있습니다. 그래서 두 마을은 서로 마주 보고 있습니다. 거리상으로는 가까운데 계곡 아래까지 내려갔다가 강을 건너 다시 돌계단을 올라야 합니다. 내려가는 길이 많이 힘드네요. 끝도 없는 돌 계단을 내려가려니 무릎도 많이 아프고 도저히 속도를 낼 수가 없습니다. 오늘 갈 길도 상당히 멀기 때문에 혹 무릎에 이상이라도 생기면 트레킹 막바지에 고생할 것 같아서 천천히 내려갑니다. 다 내려와서 찻집에서 차 한잔을 마시고 ..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18일. - 데오랄리 - 따다빠니 - 간드룩. 치트레에서 데오랄리까지 세시간 정도 정글 같은 길을 계속 오릅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길.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다가 다시 끝없는 내리막. 길을 잘 못 들었나 생각이 들 정도로 심한 정글입니다. 나무들로 빽빽한 길을 끝없이 걷다 보니 머리까지 정신없네요. 일본인 부부와 계속 함께 걷는데 뒤에서 아저씨가 '미스터 리'.. 자꾸 저를 부르는 것 같습니다. 저의 성이 이 씨인지는 어제 말을 하지 않은 것 같은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아저씨가 제게 한 말은 '비스터리' 였습니다. 네팔 말로 천천히 천천히.. 즐거운 부부. 점심 먹으면서도 아저씨는 또 맥주 타령입니다. 그들은 오늘 촘롱까지 가기로 했는데 길이 생각보다 힘들어 촘롱까지 못..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17일. - 푼 힐 - 고레빠니 - 치트레. 새벽 4시 30분. 일어나서 주섬주섬 털모자며 카메라 렌턴 등을 챙기고 있으니 창문 밖에서 '아저씨' 하하.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저씨라는 호칭이 어색하긴 하지만 얼른 내려가 일행 셋과 함께 깜깜한 새벽을 가르며 푼 힐을 오릅니다. 쏘롱 라 오를 때의 새벽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릅니다. 여기 푼 힐은 트레커들이 아주 많습니다. 렌턴을 안 가져가도 될 정도. 여전히 힘들게 푼 힐을 오르는데 한걸음 한걸음 오를 때마다 오늘 볼 일출에 대한 기대로 설렙니다. 푼 힐 도착. 벌써 많은 트레커들이 올라와 있습니다. 날씨가 상당히 추웠지만 견딜만 합니다. 밀크티 한잔으로 추워진 몸을 녹입니다. 한참을 기다려 멀그스무레하게 산 봉우리들이 ..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16일. - 치트레 - 고레빠니 - 푼 힐 - 고레빠니. 8시. 아침을 든든히 먹고 천천히 출발. 한참을 오르니 고레빠니. 1시간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 여기까지 오는 건데.. 하는 얍삽한 생각.. 어제는 치트레 좋다고 둥둥 떠다니더니 이젠.. 암튼 생각보다 너무 일찍 도착했습니다. 푼 힐을 오르는 길은 바로 보이는 앞인 것 같은데 만만치는 않군요. 생각보다는 힘들지만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 비하면 그렇게 많이 힘들지는 않습니다. 포터 비눗이랑 둘이서 올라가니 푼 힐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아무래도 다들 일출 때문에 아침에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다울라기리 연봉, 닐기리 N.S, 뚝체 피크, 안나푸르나 S, 안나푸르나 1.2.4, 마차푸차레, 람중 히말이 연..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15일. - 가라 - 시카 - 팔란테 - 치트레. 따또빠니에서 고레빠니 가는 길은 1,600m 고도 차이가 납니다. 다시 계속 오르막인데 하루 일정으로 가기는 좀 힘들고 중간인 시카에서 쉬면 이틀에 4시간 30분씩 오르막을 걷게 됩니다. 따또빠니에서 나와 30분쯤 걸으니 고레빠니와 베니 가는 길이 갈라집니다. 거의 대부분의 트레커들이 고레빠니로 향하네요. 올라도 올라도 끝없는 오르막.. 따또빠니에서 베니로 가는 내리막이 원래는 안나푸르나 라운딩의 마지막 날 코스입니다. 베니에 도착해서 하루 묵거나 아니면 도착 후 바로 포카라로 가는 버스를 타면 라운딩이 끝. 그러나 유명한 전망대인 푼 힐이 지척인데 그냥 갈 수 없어 힘들지만 고레빠니 가는 길을 택합니다. 포카라에서 출발해서 푼 ..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14일. - 룹세 차하라 - 다나 - 따또빠니. 아침을 먹고 출발하려 하니 프랑스 커플도 같이 출발합니다. 오늘 일정도 같네요. 하긴 지금까지의 일정도 거의 같았죠. 트레킹 처음 출발했던 사람들이 중간의 어느 마을에서 다시 만나고 다시 지나치고 어느 순간 다시 또 만납니다. 길이 많이 험해져서 내리막은 줄곧 내리막이고 오르막도 많습니다. 오늘은 출발부터 다시 반바지 반팔 차림.. 언제 겨울이었냐는 듯 길가엔 바나나 나무들도 보이고 나무들도 무성한 길입니다. 20일 사이에 아열대 온대 한대를 거쳐 다시 온대 아열대.. 지금은 다시 한여름. 룹세 차하라에서는 정말 크고 멋있는 폭포를 보았습니다. 어제 예정보다 많이 걸어서 오늘은 12시쯤에 따또빠니에 도착. 프랑스 커플과 함께 걸으며..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13일. - 뚝체 - 코방 - 라르중 - 코케따니 - 깔로빠니 - 레테 - 가사. 마르빠 마을을 빠져나와 걷습니다. 일찍 출발한 건지 아직은 트레커들이 보이지 않네요. 걸어가다 보니 멀리 뚝체 피크가 보이기 시작하고 이어 도착한 마을은 산 이름과 같은 뚝체. 길가의 한 식당에 앉아 레몬티를 마시는데 그제서야 트레커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뚝체도 마르빠처럼 마을의 집들이 아름답습니다. 이젠 마을들이 점점 가까이 있습니다. 풍경 또한 쏘롱 라를 오를 때와는 많이 다릅니다. 이쪽이 더 풍요로운 느낌이랄까.. 좀 더 여유 있어 보이네요. 넓은 논밭들도 많고 사과 과수원들도 많이 보이고 걸어 내려오는 내내 길도 편해 말 그대로 소풍 온 기분입니다. 코방에서는 거의 리조트 수준의 ..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12일. - 에클레바티 - 좀솜 - 시양 - 마르빠. 어제 까끄베니로 내려올 때 좀솜으로 가는 길과 갈라진 후 상당히 내려와서 오늘 혹시 다시 오르막일까 생각했는데 다행히 아래로 내려갑니다. 길은 계곡 옆으로 나 있습니다. 길은 언제부턴가 강바닥으로 내려가 끝없는 자갈밭을 걷습니다. 건기인지라 강물이 많지 않아 강물은 조금만 흐르고 우기 때 넓어진 강바닥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자갈밭이 끝도 없어 보이네요. 저만치 앞에 가는 트레커들은 점으로밖에 보이지 않고 황량한 길은 좀솜까지 이어집니다. 좀솜에서는 인터넷이 가능하다고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역시 안되네요. 현지 도착해서야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여기는 마을 마을마다 그다지 많은 교류가 없기 때문에 오직 트레..

Annapurna Circuit day 11 - 자콧 - 킹가 - 까끄베니. 겨울에서 다시 가을로 돌아온 걸까요. 묵티나트를 출발하니 그동안의 삭막한 풍경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노란 단풍들이 길 양쪽으로 늘어서 있는 모습이 마치 한국에서의 가을 산을 보는 것 같네요. 자콧을 지나니 풍경은 다시 황량한 사막 같은 모습으로 바뀝니다. 쏘롱 라를 오를 때의 깜깜한 새벽길에 견줄만한 특별한 느낌이네요. 먼지 풀풀 날리는 모래길을 계속 내려가다 동양인을 두 번째 만났습니다. 일본인 가족인데 남편은 걸어가고 부인은 말을 타고 내려갑니다. 아마도 반대쪽에서 올라오는 좀솜 트레킹 왔나 싶은 게 어제 묵티나트에서도 본 것 같네요. 반대쪽으로 올라오면 쏘롱 라를 넘어가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3,800m인 묵티나트에서 ..

Annapurna Circuit day 10. - 쏘롱라 - 차바부 - 묵티나트. 새벽 일찍 일어나 어제 미리 주문한 라면과 계란을 먹습니다. 트레커 모두들 들떠있지만 한편으로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해 보이네요. 5시에 출발할 계획이었으나 4시부터 많은 트레커들이 출발하기 시작합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새벽. 불어오는 바람이 매섭습니다. 렌턴 불빛을 따라 경사진 가파른 길을 천천히 오릅니다. 침도 삼키면 안 되고 기침도 해선 안됩니다. 숨 쉬기가 힘들어서 한번 흐트러지면 다시 바로잡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쉬지 않고 천천히 한발 한발 마치 슬로우비디오처럼.. 별들을 바라보며 희미하게 비춰지는 설산 바라보며 1시간 정도 줄기차게 걸어 오르니 조그마한 찻집이 하나 있습니다. 외로워 보이다 못해 슬퍼서 눈물 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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