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5.27 땀드엉. 라이짜우 [베트남]

안녕하세요.

하노이에서 밤 기차를 타고 아침에 라오까이에  도착했습니다. 라오까이 도착하면 사파로 이동해서 머물 예정이었는데 사파보다 더 멀리까지 들어가보자는 생각에 라이짜우까지 들어갔다가 나오기로 하고 버스를 알아보니 라이짜우까지 가는 버스가 바로 있는 겁니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한참을 달려서 기사 아저씨의 도착했다는 말에 내렸죠. 당연히 라이짜우인 줄 알고.. 사람들도 다 내리고.. 그러나 여기가 라이짜우라는 버스 운전사와 여기는 땀드엉이라는 밖에 있는 가게 아저씨의 전혀 다른 이야기.

도대체가 무슨 상황인지 이해되지 않는.. 나 사기당한건가? 라이짜우 가는 버스는 내일 아침에 있다는 버스 스탠드 직원의 말에 다시 한번 좌절. 여기서 원치 않는 하루를 보내는구나.. 물어서 숙소를 찾아 체크인 하고 오후 내내 시장이며 타운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이 또한 나쁘지 않네요. 시골 읍내 모습이 정겹습니다.

고산족들을 보자니 의상부터가 너무 다릅니다. 항상 웃는 모습도 좋고 친절합니다. 확실히 아래쪽 도시 분위기와는 많이 다르네요. 재래시장에서 많이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보기 드물게 차밭도 꽤 넓게 조성되어 있네요. 아무래도 날씨 조건이 이곳에 맞아서인 것 같죠. 

땀드엉 시장.

고산족 여인들의 전통 의상.

업혀 있는 어린 아이. 땀드엉.

땀드엉 시장. 전통 복장을 한 할머니.

교통편 때문에 잠깐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어찌어찌해서 라이짜우에 도착하고 보니 너무 좋네요. 라이짜우 정말 좋습니다. 그리고 정말 작은 시골입니다. 교통이 좋지 않아 여기까지 들어오는 외국인 여행자들이 없어서인지 한가하고 조용합니다. 사파의 조금은 현대적이고 북적대는 분위기가 싫으신 분들은 잠시 라이짜우로 피신하셔도 될 듯합니다. 하루 종일 산이며 계곡이며 마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오랜만에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풍경이 마치 70년대 우리나라의 농촌을 보는 듯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여인들이 산나물을 팔고 남자들은 강에서 잡은 물고기들을 팝니다. 한쪽에는 국숫집이며 음료수 파는 자판이며 옷가게들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대나무 파이프를 이용해서 피우는 전통 담배가게 그리고 노상에서 우리나라와 똑같은 장기를 두는 아저씨들.

들녘에는 추수가 한창입니다. 베트남 스타일의 원뿔 모양의 모자 아니면 공산당 하면 떠오르는 오토바이 헬멧 비스꾸리한 진녹색 모자들이 황금색 들판에 작은 점들처럼 박혀 일하고 있습니다. 아스팔트 위는 지나다니는 차를 위한 게 아니고 말리는 벼들을 위해 존재하는 듯 보입니다.

확실히 이런 곳에서 저의 취향이 나타나는군요. 하루하루 잡아두고 싶지만 비자 만료 기간이 속절없네요. 기간에 초과해서 머물면 출국할 때 하루 1달러로 계산해서 벌금 물면 된다고는 하는데.. 비공식적인 루트의 소식이고 또한 중국 여행 후 다시 베트남으로 들어와야 하는 저에겐 리스크가 클 것 같습니다. 다시 사파로 나가서 며칠 머무르려면 오래 있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들어온 건 정말 잘한 것 같네요. 

라이짜우 마을의 제일 번화가.

라이짜우 마을의 제일 번화가.

진짜 시골 길. 라이짜우.

우리 나라 장기랑 똑같다. 라이짜우.

라이짜우의 풍경..

투망으로 낚시하는..

추수하는 풍경. 라이짜우.

석양을 지고.. 라이짜우.

사파로 다시 돌아나오는 길. 버스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