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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안갯속의 풍경의 연속입니다. 쿠쉬나가르에서 하루 지내고 소나울리를 지나 국경을 넘어 네팔 룸비니에 왔습니다. 

룸비니는 부처님이 태어나신 곳입니다. 샤카족의 카필라 왕국 왕자의 신분이었죠. 나중에 석가모니로 불리게 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깨달은 사람을 일컫는 말이 산스크리트어로 '무니'입니다. 샤카족의 깨달은 사람이라는 뜻의 샤카무니가 한자화 되고 우리나라에 와서 석가모니라고.. 

왕비인 마야 부인이 임신을 한 후 슈도다나 왕은 저명한 여덟 명의 브라만 사제들을 불러 태어날 아이의 운명을 점치게 합니다. 사제들의 말에 의하면 건강한 왕자를 순산할 것이며 왕궁 안에서 태어나면 훌륭한 왕이 될 것이고, 왕궁 밖에서 태어나면 진리를 구하는 깨달음을 얻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예언.. 왕 입장에서는 당연히 왕위를 계승해야 할 아들이므로 그 예언 후 임신한 왕비를 왕궁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합니다. 하지만 친정에서 열리는 중요한 행사에 참석하고 싶었던 왕비는 아직 태어나려면 날이 멀었다며 친정에 금방 다녀오겠다고 왕을 적극 설득하고 결국 허락을 얻게 되죠.

행사를 마치고 왕국으로 돌아오던 마야 부인은 지나가던 룸비니에서 급격한 산통을 느끼게 되고 결국 그 자리에서 왕자를 순산하게 됩니다. 후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마야 부인은 룸비니 동산의 보리수 나뭇가지를 잡고 왕자님을 낳았다. 왕자는 마야 부인의 겨드랑이에서 태어났으며 땅을 밟자마자 일곱 발자국을 걸었고 검지 손가락을 펼쳐 하늘을 가리키며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 외쳤다." 마야 부인은 왕자의 출산 7일 후 타계했다고 합니다.

당연히 왕의 걱정은 커져만 갔고 왕자의 왕궁 밖 출입은 엄격히 제한되었습니다. 밖의 인간 세상은 아무것도 모른 체 화려하고 편안한 왕궁 생활이 전부인 양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으면서 살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꽁꽁 싸매어 가린다고 해서 가려질 수는 없죠. 결국 몰래 나가서 걸었던 시장에서 본 희노애락 생로병사의 풍경에 너무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지금까지의 내 삶은 허상이었구나. 무엇이 진짜 삶이고 인생인 것인가.. 

왕자는 모두가 잠든 새벽에 말을 타고 출가를 합니다. 그때 그를 따라 나선 이들이 있었는데, 왕자가 태어나기 전 왕자의 출가를 예언했던 여덟 브라만 사제 중 아직 생존해 있던 가장 젊었던 꼰딴냐와, 죽은 일곱 사제들의 아들들 중 넷. 이렇게 다섯 이서 왕자를 따라 수행의 길에 들어서게 됩니다. 이들은 나중에 최초의 부처님의 다섯 제자가 됩니다.

룸비니 또한 당연히 4대 불교 성지 중 한 곳입니다. 태어난 룸비니. 깨달음을 얻은 보드가야. 최초로 설법을 한 사르나트. 그리고 열반하신 쿠쉬나가르. 이제 룸비니 사르나트. 쿠쉬나가르 이 세 곳은 직접 눈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나머지 한 곳인 보드가야는 나중에라도 꼭 여행하고 싶습니다. 

룸비니의 대성석가사는 부속 건물은 거의 다 완공이 되었고 본당은 한창 건설중에 있습니다. 여기 룸비니의 여러 절 중에 유일하게 이곳을 방문하는 여행자들을 순례객으로 생각해서 무료로 숙식을 제공합니다. 이런 이유로 한국인 여행자들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의 거의 모든 배낭여행자들이 대성석가사에서 머뭅니다. 여러 나라들의 여행자들이 머물며 함께 공양도 하고 인도와 네팔의 여행 정보도 나눕니다. 완공이 되면 룸비니에서 가장 큰 절이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바라나시에서 출발하여 고락푸르. 쿠쉬나가르. 소나울리. 룸비니. 포카라. 계속 흘러가는 중..

쿠쉬나가르 열반당.
쿠쉬나가르 유적의 긴꼬리 원숭이.
룸비니. 네팔.
한창 건설중인 대성 석가사. 룸비니. 네팔.
대성 석가사 안내 표지판. 룸비니.
고향집. 인드라 하우스. 포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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