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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이른 시간에 일어나 아침으로 치즈 샌드위치와 홍차를 주문하고 베란다에 앉아있는데.. 여기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는 망구(이름이 망구)가 한국인 다섯이 오늘 새벽에 도착했다는 얘기를 해줍니다. 그동안 한국인들을 자의 반 타의 반 피해왔었는데.. 하긴 지금까지는 바라나시를 제외하고 같은 숙소에서 한국인을 만났던 적이 없었습니다. 혼자 돌아다니는 지금의 방식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함께 어울릴 것인지..
오늘 쉴프그람에 갈까 생각 중이었는데 일행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아는 척해 보기로 하고 일단 그들이 일어나기를 기다립니다. 아침 먹은지 한참인데 이 사람들 일어날 생각을 않는군요. 음.. 저는 혼자 여행에 지쳐있었던 게 분명합니다. 혼자 궁상떨며 돌아다니지 말라는 쉬바 신의 계시라고까지 생각하기에 이릅니다.
그 와중에 한 동양인 여인의 계단에서 넘어지는 해프닝을 목격. 한국인 일행 중 한명이군요. 황급히 숙소 방으로 들어가는 순간 지금 얘길 해볼까 아니면 좀 더 기다려볼까 잠깐 망설이다가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방 문을 노크합니다. 그리고 쉴프그람 얘기도 했습니다.
조금 후에 베란다로 우르르 몰려드는 그들과 인사를 합니다. 나오미. 여. 그들은 그녀를 장난으로 광일의 와이프라 불렀습니다. 계단에서 넘어진 그 문제의 처자. 광일. 남. 해병대 티를 팍팍내고 다니는 열혈 청년. 상태. 남. 큰 키에 광일이와는 친한 친구사이. 둘은 여행 중에 참 재미있었습니다. 원더 청미. 여. 저랑은 띠동갑입니다. 나중엔 네팔에서 함께 트레킹을 두 번이나 했었죠. 그리고 대만인으로 밝혀진 에밀리. 여. 처음엔 한국인인 줄 알았습니다.
릭샤를 타고 쉴프그람 같이 가기로 합니다. 어찌 좀 어색한 것이 워낙 인간관계에 관해서는 취약점이 많은 저인지라.. 하지만 짧은 시간 얘기하면서 다들 좋은 친구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쉴프그람에서 나와 시녀들의 정원에 가자고 하니 다들 그러자고 해서 걸어갑니다. 날씨는 너무 좋았고 오랜만에 답답한 영어에서 벗어나 우리나라 말 실컷 하니.. 쉴프그람에서 시녀들의 정원까지 걸어갔던 그 길은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저녁 옥상 식당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007 옥터퍼시를 보았습니다. 여기 피촐라 호수에서 한 장면을 찍은 이유로 거의 모든 게하에서 저녁에 틀어줍니다. 다 같이 저녁 먹으면서 남은 김과 깻잎 김치를 꺼내어 함께 먹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종의 뇌물이었죠. 노친네(?)라고 홀대하지 말고 잘 지내보자는..
사람 인연이란게.. 여행 중 혼자 분위기란 분위기는 다 잡고 돌아다니다가 모처럼만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꽤 오랫동안 함께 돌아다니리라고는 그때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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