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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앞 사거리에 자리하고 있는 나이 많은 한 사두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몸이 안 좋은 듯 거동이 불편하지만 항상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잠도 그곳에서 잡니다. 동네 사람들이 음식을 가져다 줍니다. 그 사두는 매일 새벽 네 시에 일어납니다. '헤 람' 오 신이시여.. 그 소리에 저는 잠을 깹니다.
바라나시 역. 기차표를 예매했습니다. 이제 떠나지 않으면 결국 떠나지 못할 것만 같습니다. 이틀 후에는 암리차르로 향하는 기차 안에 있겠죠. 머물러도 떠나려 해도 이리 기분이 묘한 것은..
새벽에 일어나 계획했던 강가에서의 목욕을 감행했습니다. 강가는 갠지스의 인도 이름입니다. 갠지스는 영어식 표현. 여분의 속옷과 수건을 들고 가트로 향합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시간. 이미 많은 인도인들이 목욕을 하고 있습니다. 심호흡 한 번 하고 눈 딱 감고 팬티만 입은 채로 물로 들어갑니다. 생각보다는 물이 차갑지 않습니다. 생각보다는 물이 더럽지 않습니다.
보이는 것을 보이는 그대로 보고 느끼고 싶은데.. 많은 시도와 더 많은 착오. 그리고 결국은 한 줌 쓰레기가 되어버리는 솔직하지 못한 느낌들. 해는 한낮이라 머리 위에 있어 너무 강하고.. 타오르는 불마저 옆에 있어 덥습니다. 그러나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고 불 위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왼쪽 다리인지 오른쪽 다리인지 모를 다리가 한 줌 먼지를 일으키며 장작 위에서 떨어집니다. 그 순간 둘러본 주변. 계단 위에는 소 한마리가 서 있고.. 멀리 건물 옥상에는 아이들이 연을 날리고 있고.. 강가는 여전히 조용히 흐르고 있고.. 그렇습니다.
어제 강가에서의 목욕때문인지 감기에 걸렸습니다. 암리차르까지는 기차로 24시간이 걸립니다. 출발 시간은 오전 10시. 출발이 30분 정도 연착했으니 이 정도면 첫 기차 여행은 순조롭다고 해도 좋을 겁니다. 몸이 많이 안 좋네요. 가도 가도 끝이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이렇게 긴 기차 여행. 기차 안은 인도 현지인들로 바글바글한데 혼자의 여행은 이럴 때 가슴이 아픕니다.
침대에 구부정하게 누워 그동안의 길을 돌아봅니다. 인도 기차 안의 밤은 많이 춥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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