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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갠지스강에 나가 보트를 타면서 일출을 보았습니다. 목욕하는 많은 사람들. 그리고 마니까르니까 가트. 버닝 가트. 화장터..
인도의 모든 힌두인들이 생애에 한번쯤은 꼭 순례하고 싶어 한다는 바라나시. 그리고 갠지스 강. 형편이 넉넉지 않아 보이는 시골의 할아버지 할머니 순례객들. 보따리 짐을 머리에 이고 어깨에 메고 바라나시에 도착하는 모습을 봅니다. 이른 새벽 아직 해도 뜨지 않은 갠지스 강에 몸을 담그고 기도를 합니다. 구시가지 전체가 마치 성스러운 사원이라도 되는 양 길거리를 맨발로 걷습니다.
화장터. 여기저기에서 여러구의 시신이 타고 있습니다. 화장은 보통 4시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나무 장작은 화장터 한쪽에서 무게를 달아 팔리는데 나무의 종류에 따라 가격도 다르다고 합니다. 상주는 머리를 삭발하고 흰 무명옷을 입습니다. 화장터 한쪽엔 꺼지지 않는 불이 있고 상주는 짚을 이용 해 그곳으로부터 불을 댕겨 옵니다. 장작 위에 시신을 올리고 불이 붙은 짚을 장작 아래에 넣은 다음 불이 잘 붙게 하기 위해 알지 못하는 어떤 가루를 뿌립니다. 기름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나무를 이용해 화장을 하기 때문에 완벽하게 가루까지 타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검게 그을린 타다 만 덩어리가 남게 되고, 그 덩어리는 상주가 막대기 두 개를 이용해 집어서 갠지스 강으로 내려가 강에 던집니다. 그리고 토기 항아리에 강물을 담아 와서 재가 남은 화장한 자리에 던져서 깹니다. 유족들과 친지들 다 함께 하류쪽으로 장소를 이동해서 강에서 목욕을 하고 나면 공식적으로 장례식은 끝이 납니다.
가트 주변에는 소와 개들.. 그리고 까마귀 무리들이 쉼 없이 울며 날아다니고.. 한쪽에서는 죽은자를 화장하고 아직 살아남아있는 많은 사람들은 그 강가에서 목욕을 하고.. 기도를 하고..
이곳 사람들의 종교에 대한 신앙심은 도대체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맹목적인 복종이라고 하기에는 이미 그들의 생활이라고 해야 할지.. 이방인의 눈에는 그저 더럽고 지저분해만 보이는 강이지만 그들에게는 성지이며 생명이며 삶인 것처럼 보입니다. 여기 오면 꼭 갠지스 강에서 목욕을 해보리라고 생각했지만 아직은 엄두가 나지 않네요. 그저 어슬렁거릴 뿐 그러다 사진 몇 장 찍고 발길을 돌릴 뿐입니다.
다샤슈와메드 가트에서 아르띠 푸자를 보았습니다. 보이는 모습부터 상당히 비주얼하고 신비롭습니다. 많은 인도인 순례객들과 여행자들이 모여 거의 1시간 동안 의식을 보느라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사진 찍느라 정신들이 없습니다.
매일매일 일출을 봅니다. 그리고 목욕하는 많은 사람들을 봅니다. 삶과 죽음 이전에 종교라는 게 먼저 헤매게 하네요. 이미 종교를 넘어 삶 자체가 되어버린.. 일요일만의 종교가 아닌 매일 매 순간의 믿음. 순간 저도 그런 믿음을 가지게 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믿음이 가져지기를 바랍니다. 오직 그것뿐인 삶. 과연 그런 삶이 저에게 주어질 수 있을까요.
시신 타는 냄새가 하루 종일 코를 찌릅니다. 부디 내세에는 편안하기를..
산카타 게스트하우스 옥상 식당 개업. 오늘 하루는 무료라고 올라와서 마음껏 먹으랍니다. 음식은 맛이 있는데 아직 식당은 정리가 덜 되어 산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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