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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까바르..

5월 19일 인도네시아 메단을 출발해서 말레이시아 페낭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이민국에서 3개월 비자를 주네요. 비자는 무료. 일단 현금 인출기에서 말레이시아 돈을 뽑았습니다. 태국의 10분의 1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태국은 1달러에 32 밧. 말레이시아는 1달러에 3.2 링깃..

공항에 비치된 홍보물 몇 가지를 집어 들고 공항 밖으로 나와 조지 타운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버스 밖으로  이는 풍경은 말레이시아가 태국보다 훨씬 잘 사는 것처럼 보이네요. 물론 인도네시아와는 비교도 안되고요. 시내는 고층 빌딩으로 즐비하고 공공시설들도 잘 되어있고 깨끗합니다.

페낭은 섬인데요. 생각했던 것보다 꽤 크네요. 요즘 말레이시아도 관광 정책에 상당히 열을 올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태국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페낭이 동양의 진주라는 표현.. 어떤지 한번 돌아다니면서 볼까요?

1시간 정도 달려 콤타르를 지나 조지타운에 들어서자 기사 아저씨에게 부탁해서 레부 출리아 거리에서 내렸습니다. 가이드북이 없어서 간단히 메모해 놓은 수첩과 공항에서 들고 온 안내서의 조지타운 지도를 보며 러브레인 거리를 찾아갑니다. 걷다 보니 뭐 쉽게 찾을 수 있었네요. 거리에 노점이 늘어서 있고 외국인 여행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즐거운 저녁 한때를 보내고 있습니다. 숙소 잡는 것보다 배고픔 해결이 먼저죠. 일단 국수 한 그릇 곱빼기로 먹고 찹쌀 도넛 두 개 먹고..

몇몇 메모해 둔 숙소를 찾았는데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이미 방이 없고.. 세 번째 들른 숙소는 생각보다 비싸고.. 네 번째 들른 숙소는 싸긴 한데 너무 지저분하네요. 그다음 들른 곳이 투어리스트 게스트하우스. 우선 깨끗하고 에어컨인 게 좋습니다. 숙소 사정은 전반적으로 태국보다 조금 비싼 편입니다. 페낭이 태국의 방콕보다 비싼데 페낭은 쿠알라룸푸르에 비하면 싼 편이라고 하네요.

하루 자고 아침에 초라스타 시장을 구경했습니다. 태국 여행의 좋은 점 중 하나가 속임수나 바가지를 신경 쓸 필요 없어 마음이 편하다는 건데요. 말레이시아는 더 깔끔하네요. 볶음 국수 한 그릇 먹고 숙소로 돌아와 체크아웃하고 텔룩 바항으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조지타운은 텔룩 바항 갔다 와서 머물면서 천천히 구경하려구요. 101번 버스가 텔룩 바항까지 가는군요. 요금은 3.4 링깃. 유명한 해변 휴양지인 바투 페링기를 지납니다. 바투 페링기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유명한 고급 리조트와 호텔들 기념품 가게들과 식당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1시간 넘게 달려서 도착한 텔룩 바항은 작은 어촌 마을입니다. 텔룩 바항은 세상의 끝이라는 뜻이랍니다. 그리고 페낭 국립공원의 입구가 있기도 하구요. 마을에 있는 두 곳의 게스트하우스 중 미스 로 게스트하우스에 체크인했습니다. 주인인 로 아줌마는 주로 가게에 있어서 여기 장기로 머물고 있는 영국인 할아버지가 아줌마 대신 게스트하우스 관리하는 일을 도와줍니다. 프랑스 아저씨 두 분과 아들 딸과 함께 여행하는 프랑스 4인 가족. 미국인 한 명. 정원이 아기자기한 아담한 게스트하우스입니다. 한가한 시골 가정집 같네요. 

깨끗하고 한가한 어촌입니다. 하지만 날이 너무 덥네요. 한낮에는 도저히 돌아다닐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침 일찍과 늦은 오후를 이용해 국립공원을 트레킹했습니다. 국립공원은 입장료가 무료입니다. 대신 공원 내에서 야영을 할 수는 없습니다. 첫날은 오후에 몽키 비치까지 갔습니다. 가는데 1시간 30분 정도 걸리더군요. 이름대로 원숭이들이 많습니다.

평일이어서 여행자들이 많지 않아 조용했습니다. 저녁엔 어선이 드나드는 선착장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여행은 한가로움의 연속이네요. 둘째날엔 국립공원 안의 육지의 담수와 바닷물이 만나는 호수, 그리고 거북이가 알을 낳는 해변까지 걸어갔습니다. 가는데 2시간 정도.. 길이 거의 산행 수준이어서 어제보다는 조금 더 힘들었습니다. 해변은 너무 아름다웠지만 파도가 높아 물에 들어가기 가 좀 뭐했고 거북이는 밤에만 알을 낳는다는군요. 그래서 새끼 거북이들만 보고 돌아왔습니다. 

저녁에 바투 페링기에는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야시장이 섭니다. 텔룩 바항에서는 버스로 20분 정도.. 프라다부터 구찌 루이뷔통 샤넬 그리고 크록스까지 거의 대부분이 가짜이긴 하지만 없는 게 없네요. 그냥 구경만 하는 걸로 만족했습니다. 

대부분의 배는 오후 늦게 바다로 나갑니다. 그리고 다음날 들어오는 배도 있고 며칠 걸려 들어오는 배도 있네요. 검게 그을린 뱃사람들의 모습이 참 건강해 보입니다. 

조지타운으로 돌아와 다시 같은 게스트하우스에 체크인했습니다. 조지타운은 구시가지 전체가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전체가 거대한 박물관 같죠. 말레이 주민들 사이에 차이나 타운과 리틀 인디아가 확실하게 구역을 잡고 있습니다. 오래된 서구식 건물들과 중국 건물들, 그리고 이슬람 모스크와 힌두 사원들.. 함께 공존하는 정말 멋있는 곳이네요. 여기 사는 사람이 아니어서 자세한 속사정까지야 모르지만 언뜻 겉으로 보기에는 별문제 없이 서로 융화되어 잘 지내는 것 같습니다. 중국계인들의 오래된 선착장 구경에 리틀 인디아에서의 너무 맛있는 인도 음식.. 모스크에서 들려오는 알라 후 악바르.. 참 아기자기해서 걸으면서 구경하기 좋은데요. 깨끗하기도 하구요. 

5월 27일. 페낭에서 국경까지 미니버스 3시간 30분.. 국경에서 출국 심사. 태국 이민국 입국 심사.. 그리고 핫야이까지 1시간. 국경을 넘을 때마다 생각하는 거지만 바로 옆 이웃인데 다른 나라라는 이유에 어떻게 이렇게 확 달라지는지 참 신기합니다. 핫야이에서 방콕까지 버스 13시간.. 드디어 다시 방콕으로 돌아왔네요. 

방콕은 아직 야간 통행금지입니다. 수습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너무도 큰 상처를 입은 태국 사람들.. 마음이 많이 아플거라 생각됩니다. 빨간 탁신이나 노란 아피싯이나 똑같습니다. 이 세상의 정치인들은 언제쯤이나 정신을 차릴까요.. 아니면 애초에 그런 건 불가능한 걸까요?  

인도 가는 비행기표 발권했습니다. 7월 1일 방콕 - 꼴까따. 3,450 밧. 110달러가 안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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