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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 중국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중뎬에서 출발해서 샹청. 리탕. 타궁. 캉딩. 쳉두로 이어지는 동티베트 길이었습니다. 버스 타고 하이웨이(말 그대로 High인 길입니다) 트레킹이라고 봐야 할 정도인데 정말 죽이더군요. 말 그대로 죽이게 아름답고 반면에 너무 힘들어서 이거야 원 사람 잡을 수준입니다. 거의 매일매일을 버스를 타고 5,000m를 넘나드는 산길을 달립니다.

구름에 반쯤 가린 침엽수림이 울창한 산들 사이를 구불구불 지나가다 어느새 나무는 하나도 없고 잔디인지 이끼인지 그런 풀들만 있는 산들을 지나다가 또 어느새 마치 인도의 함피처럼 돌산들 무더기인 풍경들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멀리 설산들, 빙하가 덮여있는 깊은 계곡들, 말 그대로의 넓은 초원이 눈 앞에 펼쳐지고 야크들과 말들이 초원에 널려있고 너무도 아름다운 티베트 전통 가옥들과 티베트 사람들의 천막들이 점점이 흩어져 있습니다. 밭에서 일하는 티베트 사람들.. 곰빠와 스투파들.. 바람에 날리는 룽타들..

샹청에서는 전통 가옥의 운치있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티베트 사원에서 스님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원 안의 화장실은 가히 충격이었습니다. 뭐 그곳뿐만 아니라 공중 화장실은 심히 적응하기 힘들군요. 모든 게 다 오픈되어 있습니다. 불편한 건 외국인뿐 그들은 아무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리탕은 해발이 4,680m인 도시입니다. 역시 그 론리 플레닛 가이드북에 의하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도시라는군요. 중뎬에서 샹청까지 그리고 하루 자고 다시 리탕에서 이틀 타궁에서 하루.. 계속 함께 움직인 서양 애들은 타궁으로 가지 않고 바로 캉딩으로 가더군요. 무리에서 혼자 떨어지는 기분이란.. 음.. 신두처에서 혼자 버스에서 내려 타궁으로 들어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타운 안의 거리도 구경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초원에서 유목하는 분들의 천막도 구경했습니다. 꽤 큰 도시였던 캉딩에서 하루 그리고 여기 쳉두입니다.

거의 매일 아침 6시 30분 또는 7시에 버스를 타서 오후 3시 또는 4시 도착. 하루도 빠짐없이 비가 왔고 6월 한여름에 긴팔 셔츠와 점퍼로도 추웠으며 급기야 감기에 걸려 중국 감기약 신세도 지고.. 심지어 쳉두 도착해서는 이걸 고산병이 아닌 저산병이라고 해야 하나 한동안 귀가 먹먹하고 정신없어서 혼났습니다. 쳉두는 해발 800m입니다. 다시 여름입니다.

쳉두는 워낙 큰 도시라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 이곳의 번화가를 돌아다녔는데 큰 도시이긴 하더군요. 번쩍번쩍 합니다. 하긴 쓰촨성(사천성)의 인구가 1억 2천이라고 하고 이곳의 중심 도시이니 당연히 커야겠지요. 태국 방콕의 뺨을 치고도 남을 수준입니다. 그리고 역시 사천 음식 맵습니다. 길에서 꼬치 하나 집어 먹었다가 매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내일 지우자이거우로 가는 차편을 알아보고 모레쯤 이동할 생각입니다. 7월 2일이 중국 비자 끝나는지라 여유 있게 움직이는 건 이제 다 물 건너갔고 하루라도 더 지우자이거우에 머물려면 쉴 틈도 없이 또 버스로 12시간을 이동해야지요. 큰 나라입니다. 중국.

한 달로는 발톱의 때만큼도 중국을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윈난(운남)성과 쓰촨(사천)성 두 동네 보는데도 한 달 동안 이렇게 바쁘게 움직여야 하네요. 동티베트 길을 넘어오면서 느낀 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뿐. 도대체 이 길들을 누가 언제 다 닦았을까.. 중국 이번이 세 번째라는 독일 부부는 이미 중국 여행 중독자가 된 듯 보입니다. 그리고 암튼 땅덩어리는 크고 봐야 한다는 생각..

지우자이거우, 황룽 다녀와서 다시 글 남기겠습니다. 잘 지내세요..

쳉두(성도) 시내의 마오쩌뚱 동상.
쳉두(성도) 시내.
시내의 사원.
쳉두(성도)의 번화가.
교통 호텔. 쳉두(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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