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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음.. 함피에서 일주일을 지내고 호스펫을 출발해서 야간 기차를 타고 뱅갈로르로 왔는데요. 뱅갈로르는 저에게는 지금까지의 최악의 도시였습니다. 오죽했으면 도착한 날 다음날 떠났겠습니까. 말 다했지요. 그러나 그다음 도착한 마이소르는 좋았습니다. 도시가 잘 정돈되어 있다는 느낌이었구요. 돌아다니기도 편하고 특히 차문디 힐에서의 시간은 한동안 잊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시원한 바람이 마음까지 상쾌하게 만들어 주었네요. 데바라자 마켓 또한 돌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더군요. 이것저것 보며 천천히 구경하다 보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겠습니다.
힌두 왕국이었던 마이소르는 이슬람의 침략에 무너졌지만, 서구 열강의 침략에 대항하던 이슬람의 반대편에서 영국과 손을 잡고 영국이 이슬람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다시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게 된 왕조입니다. 어찌 보면 영국의 충실한 조력자였으니 그리 떳떳한 역사는 아니었지만 어마어마한 부를 쌓아 화려한 한때의 시절을 보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죠. 그 화려함이 궁전에 다 표현되어 있는데.. 궁전 또한 유명한 영국인 건축가가 설계했습니다. 유럽의 어느 궁전의 모습처럼 보이죠. 궁전을 둘러보며 이 양반들 이렇게까지 화려하게 살았나 싶을 정도로 입을 다물 수 없었습니다.
궁전의 야경은 정말 죽이더군요. 마이소르에 있는 모든 여행자, 관광객들이 이 장관을 보러 다시 궁전으로 몰려듭니다. 궁전과 사원 외벽, 그리고 부속 건물들에 설치되어 있는 9만 7천여 개의 전구가 일요일 저녁 7시에 정확히 점등됩니다. 이 광경을 보기 위해 뱅갈로르에서도 많은 인도인들이 구경 온다고 하네요.
그다음 관광청 투어로 간 우띠는 인도에서의 두 번째 최악의 도시.. 인도인들이 좋아하는 곳은 다시는 안 간다고 다짐한 게 엊그젠데 델리 친구들이 꼭 가보라고 해서 혹시나 하고 갔는데 역시나더군요. 그리고 밤 버스를 타고 에르나꿀람을 거쳐 포트 코치에 와 있습니다. 감기 때문에 차 안에서 고생했는데 이제는 조금 나아졌는지 음식도 땡기고 해서 저녁을 중국집에서 거하게 먹었습니다.
까르나타까 주에서 께랄라 주로 온 것인데요. 이름부터가 랄랄라입니다. 인도의 29개 주 중에서 가장 선진적이라는 깨랄라 주 입니다. 그리고 오랜동안 사회주의 정당이 집권하고 있는 주로 유명하죠. 지나다니다 보면 망치과 곡괭이인지 그 옛 소련이나 중국 등 사회주의 나라에서나 볼 법한 깃발들이 많이 보입니다. 우리나라는 사회주의라 하면 무조건 까고 보는 경우라 좀 이해하기 힘들지만 매 년 각 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부분별 지표 순위에 깨랄라 주가 매 년 1위를 차지한다고 하네요.
이 지역은 에르나꿀람과 코친으로 나뉩니다. 그리고 포트 코치는 코친의 북쪽 예전의 포르투갈인의 지역이죠. 배를 타고 인도에 처음으로 도착한 사람들은 포르투갈인들이었습니다. 콜럼버스는 성공하지 못하고 엉뚱하게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게 되었죠. 그 포르투갈 사람들이 아프리카를 돌아 인도에 처음 도착한 곳이 여기인 코친입니다. 최초의 성당인 성 프란시스 성당도 이 곳에 있습니다.
서양인들이 바다를 통해 인도에 오고 싶어 한 이유는 오직 향신료 때문이었는데요. 너무 먼 육로로의 이동으로 향신료가 너무 비쌌기 때문입니다. 후추는 말 그대로 금값이었다는.. 그 후 네덜란드의 도착. 영국. 프랑스의 도착으로 이어졌죠. 포르투갈은 네덜란드에게 밀리고 네덜란드는 영국에 밀려 동남아시아 쪽으로 쫓겨나듯 이동하게 됩니다.
여기는 나이든 서양 여행자들이 많이 보이는군요. 날씨는 너무 좋고 사람들도 좋고 포르투갈식 말끔한 건물들에 딱 보기에도 비싸 보이는 호텔, 게스트하우스들과 기념품 가게들.. 물가도 조금 비싸서 살짝 적응하기 힘든 분위기..
살이 많이 빠졌습니다. 한달전 고아에서 몸무게 재보았을 때 52kg까지 빠졌던데 이제는 매일매일이 기록 경신의 나날이 아닐까 합니다. 많이 먹는데 하긴 그만큼 많이 걸으니 그럴 만도 하겠지요. 암튼 바라나시가 갑자기 그립군요. 쉬어야 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서.. 바라나시가 아닌 한국이 그리워야 하는데 말이죠.. 쩝.
이제 곧 있으면 깐야꾸마리입니다. 최북단 스리나가르, 레에서 시작해서 땅끝까지 그동안 4개월 하고 반이 훌쩍 지나갔네요. 짧은 시간이면 짧은 시간이고 긴 시간이면 긴 시간인데.. 시간은 속절없이 잘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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