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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카이로에서 글 남기고 저는 룩소르, 아스완 구경 갔다가 다시 카이로로 돌아와서 시와 사막 갔다가 다시 다합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집트 여행하신 분들은 이 루트를 보면 아시겠지만 동쪽 끝에서 카이로 갔다가 다시 남쪽 끝 갔다가 다시 카이로.. 다시 서쪽 끝 갔다가 다시 카이로.. 이젠 다시 동쪽 끝입니다. 여기서 지내다가 다시 또 비행기 타러 카이로로.. 흐흐흐..

피라미드.
피라미드.
피라미드.
결국 말 타다.
스핑크스.
피라미드. 기자.

카이로는 그야말로 카오스의 도시더군요. 지하철을 타고 간 기자 지구의 피라미드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사막.. 그 더운 열기 사이로 초연히 서 있는 피라미드는 경이 그 자체더군요. 멀리 아지랑이처럼 신기루처럼 존재하는 그것들을 한참 바라보다 왔습니다. 물론 여행자들을 상대하는 말몰이꾼의 감언이설에 말도 탔죠. 포토존 멋있었습니다. 하하. 그러나 말로만 듣던 황당한 사기 같은 건 없었습니다.

국립 박물관은 좀 실망이더군요. 특히 투탕카멘의 전시실은 입장료를 따로 또 받네요. 미라가 있는 방도 따로 요금을 내야 하구요. 전체적으로 관리도 좀 부실해 보입니다. 매직으로 칠해놓은 듯한 부분이 여러 군데 보입니다. 유명한 시장도 갔는데 정말 크더군요. 그리고 여행자, 관광객들도 많았구요. 치타델에서 석양도 보았습니다.

룩소르와 아스완은 뭐 흔히 이집트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들(아부심벨 유적이니 람세스니 그런 것들)을 보러 가는 것입니다. 아스완까지 밤기차를 타고 갔는데 이 더운 날에 에어컨이 너무 강해 얼어죽을 뻔했네요. 아부심벨과 필레 신전 등을 구경했구요. 나일강 가운데 있는 섬의 누비아인 동네도 구경했습니다. 망고 따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펠루카 투어도 두 시간 했습니다. 나른한 나날들입니다. 룩소르는 동안, 서안 투어로 구경했습니다. 혼자 개인적으로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는 건 엄두가 나지 않더군요.

아부심벨.
아부심벨.
아부심벨.
아부실벨.
펠리카 투어. 아스완.

날이 너무 더웠고 유적들을 그다지 땡겨하지 않는 개인적인 취향인지라.. 그리고 오랜 시간 동안 워낙 많은 관광객, 여행자들의 방문에 독이 들대로 들어버린 이쪽 동네 이집트 사람들의 지나친 바가지와 상술에 많이 지치더군요. 그래서 최대한 빨리 돌아보고 카이로로 돌아왔습니다.

비행기표는 아랍 에미레이트 항공 8월 14일 아부다비 경유 15일 방콕 도착. 가격이 생각했던 것보다 비쌌으나 이집트 항공이 허접하다는 소문에 조금 더 주고 편안히 가기로 했습니다. 표 해결하고 바로 시와 오아시스로..

룩소르.
합세수스 장전. 룩소르. 
룩소르. 동안.

사막은.. 음.. 정말 사막이더군요. 시와 마을은 생각했던 것보다는 크긴 했지만 그래도 변방의 사막의 오아시스인지라 정말 사람들 좋더군요. 서쪽 끝 리비아와의 국경 근처입니다. 워낙 멀리 떨어져 있고 교통도 불편한지라 여행자들은 많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게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사막 1박 2일 지프 투어를 갔다 오고 나서 사막에서의 밤에 제대로 필이 꽂혀 지프 드라이버 아저씨 졸라서 한번 더 가서 자고 왔네요.. 지프 운전하는 아저씨 50대인데 자식이 일곱이랍니다. 그리고 부인은 지금 여덟 번째 아이를 임신 중이라는군요. 와 너무 많다고 놀랐더니 한마디 합니다. 인샬라... 신의 뜻대로..

사하라 사막 지프 투어.
사하라.
사하라.
사하라.
사막의 오아시스.
사하라의 석양.
시와 오아시스의 무너진 옛 성.

지프로 달리고 달리고 사구를 넘고 넘어도 끝이 없는 모래사막. 더구나 그믐의 사막의 밤은 정말.. 온 우주의 별이란 별이.. 별똥별도.. 어찌나 조용한지.. 내 심장 소리에 내가 놀라는.. 흐흐. 끝도 없는 모래와.. 부드럽게 모래 능선을 넘는 바람과.. 발가락 사이를 간지럽히는 부드럽고 따뜻한 모래들. 신기하기만 한.. 말 그대로의 오아시스가 있고.. 더운 바람이 부는 밤에 수많은 별들을 지붕 삼아 즐기는 사막 온천과.. 맛있는 저녁과 모닥불 속의 고구마와.. 바람에 섞여 날아가는 베두윈 아저씨의 구슬픈 노랫소리.. 말 그대로 별 천만 개짜리 호텔..

다시 다합. 다이빙은 하지 않고 여전히 늘어져 있는 생활의 연속입니다. 많이 아쉽지만.. 어찌하겠습니까? 돌아갈 날은 이미 정해져 있는데 말이죠. 카이로에서 비행기표 끊는데 이틀을 고민했습니다. 그 마음을 아실는지요. 아직 한번 더 고비가 있습니다. 방콕에서.. 암튼..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날 더운데.. 각자 어딘가를 여행하고 있는 많은 친구들.. 다들 건강하고.. 즐거운 여행 쭉 이어지길..

아.. 예니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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